영어교육 가이드 | 4분 읽기

파닉스 학원 선택할 때 부모가 봐야 할 세 가지

에픽어학원 , 읽기의 과학, 원서 중심, 데이터 기반 영어 교육

파닉스 학원을 고르는 기준은 교재 이름이나 진도 속도가 아니다. 배운 규칙이 실제 글 읽기에 적용되는지, 진단이 아이가 멈추는 지점을 짚는지, 파닉스 이후의 독서 경로가 있는지를 세 가지 질문과 좋은 답, 거를 답의 기준으로 정리했다.


파닉스 완성이라는 광고 앞에서

아파트 상가 게시판과 학원가 전단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문구가 파닉스 완성이다. 학원 이름과 교재 사진은 저마다 다른데 약속하는 말은 놀랄 만큼 비슷하다. 그리고 어느 전단도 정작 중요한 것, 그러니까 과정이 끝났을 때 아이가 어떤 글을 읽게 되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파닉스라는 단어가 같아도 수업의 내용은 학원마다 다르다. 광고 문구로는 이 차이가 보이지 않으니, 우리가 기댈 것은 질문이다. 답이 갈리는 질문 세 개면 충분하다.

첫째, 배운 규칙을 어떤 글에서 다시 만나는가

미국 국립읽기위원회(National Reading Panel)는 2000년 보고서에서 글자와 소리의 관계를 계획된 순서로 가르치는 체계적 파닉스(systematic phonics)가 초기 읽기에 효과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런데 같은 보고서가 붙인 단서가 더 중요하다. 파닉스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글을 읽기 위한 수단이고, 배운 내용을 매일의 읽기와 쓰기에 적용할 때 효과가 산다는 것이다.

적용의 도구로 연구자들이 주목해 온 것이 해독 가능한 글(decodable text)이다. 아이가 이미 배운 소리 패턴만으로 대부분 읽어낼 수 있게 설계된 짧은 글을 말한다. Cheatham과 Allor가 2012년에 관련 연구들을 검토한 결과를 보면, 배운 패턴이 실제 글에 자주 나올수록 아이는 그림이나 추측에 기대는 대신 해독을 자기 전략으로 굳히는 경향을 보였다.

그래서 첫 질문은 이것이다. “이번 주에 배운 소리 패턴을 아이가 어떤 글에서 다시 만나나요?”

좋은 답은 구체적이다. 배운 패턴이 담긴 문장과 짧은 글을 그 주에 바로 소리 내어 읽는다고 답하고, 실제 예시를 보여준다. 거를 답은 교재로 돌아간다. 몇 권짜리 교재를 몇 개월에 마친다는 답이라면, 그 수업은 글이 아니라 진도를 가르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둘째, 진단이 아이가 멈추는 지점을 짚는가

레벨테스트 결과지에 파닉스 부족이라는 한 줄만 적혀 있다면 부모 손에는 다음 행동이 남지 않는다. 읽기 발달 연구자 Linnea Ehri는 아이가 단어를 읽게 되는 과정을 몇 개의 단계로 정리했는데, 이 단계를 알면 같은 부족이라도 전혀 다른 상태라는 것이 보인다.

첫 글자만 보고 나머지를 추측하는 아이가 있다. bus를 보고 book이라고 읽는 식이다. Ehri가 부분 자모 단계(partial alphabetic phase)라고 부른 상태다. 글자를 하나하나 소리로 조립해 끝까지 읽어내지만 그만큼 느린 아이도 있다. 완전 자모 단계(full alphabetic phase)다. 자주 나오는 글자 덩어리를 한눈에 알아보고 단어를 통째로 읽는 통합 자모 단계(consolidated alphabetic phase)에 이르러야 읽기가 자동으로 굴러간다. 추측하는 아이와 느리게 조립하는 아이는 결과지에서 같은 파닉스 부족으로 묶이지만, 필요한 연습은 서로 다르다.

좋은 진단은 아이가 실제로 읽은 단어와 문장을 예로 들며 어느 지점에서 멈췄는지 설명한다. 거를 진단은 점수 한 줄과 등록 안내로 끝난다.

셋째, 파닉스가 끝난 다음의 경로가 있는가

Ehri의 단계가 말해 주는 또 하나의 사실은, 자동화가 규칙 암기가 아니라 성공적인 읽기 경험의 반복에서 온다는 점이다. 배운 패턴으로 읽어낼 수 있는 글에서 시작해 조금씩 일반 책으로 옮겨 가는 경로가 이어져야 파닉스는 습관이 된다. 이 경로가 없으면 파닉스는 교재와 함께 끝나는 고립된 과목이 된다.

그래서 마지막 질문은 이것이다. “파닉스 과정이 끝나면 아이는 어떤 책으로 넘어가나요?”

좋은 답에는 책이 등장한다. 처음 읽게 될 책의 종류, 그 책을 소리 내어 읽는지, 읽은 뒤 어떤 질문을 받는지가 이어진다. 거를 답은 다음 교재 시리즈의 이름만 돌아오는 답이다. 교재 이름은 경로가 아니다.

전단이 답하지 못하는 질문이 좋은 질문이다

세 질문의 공통점은 교재 이름과 완성 기간을 묻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아이가 실제로 읽게 되는 글을 묻는다. 파닉스 완성이라는 문구는 어느 전단에나 있지만, 이 세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는 곳과 교재 진도로 돌아가는 곳은 분명히 갈린다. 그 차이가 광고로는 보이지 않던 수업의 차이다.

참고한 자료

  • National Reading Panel. (2000). Teaching Children to Read: An Evidence-Based Assessment of the Scientific Research Literature on Reading and Its Implications for Reading Instruction.
  • Ehri, L. C. (2005). Learning to Read Words: Theory, Findings, and Issues.
  • Cheatham, J. P., & Allor, J. H. (2012). The Influence of Decodability in Early Reading Text on Reading Achievement: A Review of the E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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